가오리역공인중개사사무소대표 조영환

"아는 사람도 같이 볼게요"… 선을 넘은 임장에 대하여

· 가오리역공인중개사사무소


집을 사기 전에 동네를 직접 걸어보고 시세를 익히는 임장은 좋은 공부입니다. 준비된 실수요자가 현장을 보러 오시면 저희도 시간을 아끼지 않습니다. 문제는 공부가 아니라, 공부라는 이름으로 남의 시간과 남의 집을 소모하는 행태입니다.
 
 
 
요즘 임장크루라는 이름으로
한 지역 아파트를 무리지어 돌며 시세를 배우는 모임이 늘었습니다. 참가비를 내고 호스트의 설명을 듣는 형태로, 투자 스터디처럼 번져 관련 오픈채팅방만 수백 개가 생겼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배우려는 마음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중 일부는 처음부터 살 생각이 없으면서, 실제로 이사 올 실수요자인 것처럼 행동해 중개사에게서 시세와 매물 정보를 얻어냅니다. 이른바 실거주인 척하는 방문입니다.
 
 
 
피해는 여러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중개사는 계약이 되어야 보수를 받는데, 그 앞의 상담과 현장 동행은 사실상 무상 노동입니다. 살 생각 없는 발걸음이 이 시간을 반복해 가져가면 정작 준비된 손님에게 쓸 시간이 줄어듭니다. 집을 내놓은 소유자는 사람이 계속 몰려오니 실수요가 있다고 착각해 값을 조정할 시점을 놓치고, 살고 있는 세입자나 집주인은 사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몇 번씩 집을 열어 보여야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혼자 집을 보겠다고 연락해 약속을 잡고선, 막상 방문 때는 "아는 사람도 같이 보겠다"며 일행을 데려와 남의 집 안 구석구석을 헤집어 놓습니다. 그러고는 계약은커녕 그 뒤로 연락이 끊깁니다. 자기 집이라면 낯선 여러 사람에게 그렇게 열어 보이고 싶을까요. 집을 내준 소유자와 거주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이기적인 행동입니다.
 
 
 
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면
이 문제로 집을 보여주는 값을 받자는 이른바 임장비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기에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중개는 계약이 이뤄질 때 보수를 받는 일인데 구경에까지 값을 매기는 것이 맞느냐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짚고 싶습니다. 정작 집을 열어 보여주고 사생활을 감수하는 사람은 중개사가 아니라, 집을 내놓은 소유자와 그 집에 사는 세입자입니다. 굳이 대가를 말한다면 그것은 중개사가 아니라, 사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집을 열어 보여준 소유자와 세입자에게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그분들이 겪는 불편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매수 의사 없이 중개사의 시간을 반복해 소모하거나, 실수요자인 척 남의 집을 구경거리로 쓰는 방문은 저희가 모시는 손님이 아닙니다. 배우고 싶은 분은 시세 자료를 정직하게 요청하시면 됩니다. 실거주인 척 연기하며 정보를 빼가거나 남의 집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민폐입니다.
 
 
 
반대로 진지하게 내 집을 찾는 분께는 저희가 아는 것을 아끼지 않습니다. 예산과 조건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헛걸음을 줄이면서 꼭 맞는 물건을 함께 찾아 드리겠습니다. 문의는 전화나 문자로 편하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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